일희일비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지난 주 이 시각, 통장의 잔고에는 바닥이 보이고, 우연하게 알게 된 일자리마다 간발의 차로 하지 못하게 되고, 맘은 초조할 뿐이고. 하루종일 시무룩한 김은 계속 틱틱거리고.
그렇게 더딘 한주가 지났다. 물론 상황도 상황이지만, 극단적인 상황에서 오히려 땅굴을 파고 들어가는 김과 현실에 무관심해지는 나의 합작이기도 했다. 속에 있던 독소들을 모두 뿜어내고 나니, 이제 정신이 돌아오며 현실이 좀 더 또렷이 보이기 시작한다. 엄마와 통화하며 맘속에 있던 말들을 쏟아놓고, 엄마의 대답을 듣고나니 역시 또 마음이 시원해졌다. 그렇게 이번주를 시작했다. 아무것도 바뀐 것은 없지만,
그리고 이번주, 엊그제는 우리가 낸 이력서를 아주 맘에 들어 하는 사장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른 알바들보다 보수도 좋고 체류증이 보장 될 수 도 있음을 암시했으며, 합법적인 일이었다. 사업을 넓혀가는 중이라 함께 오래 일할 사람을 원했다. 한시간 남짓의 대화에서, 그는 우리에게 사원으로서의 충성을 요구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단지 돈 뿐인데, 우리에게 없는 충성심과 이런 직종에 대한 적성을 담보할 수는 없었으며, 눈 앞의 돈벌이 때문에 장기의 계획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결론적으로는 이 일을 선택하지 않기로 했다.
뭐, 상황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지만, 한 주간의 큰 고통을 통해 선택의 기준을 찾았달까. 아마 이곳에서 안정된 자리를 찾기까지, 고정적인 수입이 생기기까지 우린 계속 이런 선택의 상황에 시달릴 것이다.
그리고 이틀 뒤인 오늘 아침, 김에게 일에 대한 의뢰가 들어왔다. 그가 앞으로 이곳에서 하고 싶어하는 일일 뿐 아니라, 지난주에 이것저것 묻더니 연락 없었던 그 사람이다. 게다가 낮에는 내일 우리 둘이 해야 할 짜잘한 단순노동 알바가 생겼다. 삶을 지속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이런 사건들을 통해 우린 또 배운다.
주신 이, 취하시는 이 모두 여호와라는 것, 그래서 그 분 만이 영광을 받아야 한다는 것. 지금, 카페테리아에서 먹고 있는 이 두가지가 우리의 삶을 대변해주고 있다. 달고 쓰다. 근데 둘다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