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Take this waltz

유산균발효중 2012. 10. 27. 01:34

유난히도 투샷이 많다. 화면에 덩그러니 '놓인' 두 사람.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두 사람.



이 둘은 아주 오래된, 공기처럼 서로 익숙한 둘 일 수도있고, 방금 전에 첫눈에 반해 콩깍지가 씌여 서로의 눈만 바라보는 둘일수도 있다. 배신해서는 안되는 믿을만한 사람일 수도 있고, 설레이고 궁금한 신비스런 사람일 수도 있다. 



원인도 없고 결과도 없이, 관계와 관계는 내내 균열로 점철되어 있다.

-창 하나를 사이에 둔 마고와 다니엘, 마고가 앉은 집안에 크게 울리는 음악이 다니엘 편에서는 무음- 이 사이의 균열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은 루와의 만남, 어둠과 소음 속에서 즐기던 놀이기구 안의 스릴이 불이 켜지는 순간의 균열

-루의 방에 따라들어갔다가 현실을 자각한 마고가 문을 열고 뛰쳐나가려고하지만, 문이 잘 열리지 않을 때. 동동거리는 그 발.

-수영장에서 목욕하는 두 편의 여성들, 늙은 육체의 교훈이 젊은 육체에게서 가볍게 튕겨져 나가는 그 균열.

-뜨거운 샤워부스에 한컵씩 부어지는 찬물, 그 사이의 균열




마고의 표정에 나타나는 두려움에 대한 두려움, 미세한 떨림, 아는 사람만 알 수 있는 미묘한 표정의 스쳐감들. 그리고 빛의 사용.











덧. 제목 번역 센스하고는...어떻게 안되겠니! 과도한 상징은 조금만 절제를! 사라 폴리 위시리스트에 추가!


'예술의 상상 > para-screen'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Visiter]  (0) 2012.11.11
la délicatesse  (0) 2012.11.03
ppppinaaaa(3D)-Wim Wenders  (0) 2012.10.17
We need to talk about Kevin (2011)  (0) 2012.09.13
레빗-  (0) 2012.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