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시즌1

우렁각시

유산균발효중 2012. 3. 19. 01:36
쓰기 전, 일단 심호흡을 한번하고. 후우~

전래동화에 나오는 줄 알았던 우렁각시가 우리동네에 살고있다. 
심지어 이 우렁각시는 여러명이다.

이사갈 짐, 이사온 짐이 박스채로 산처럼 쌓여있고, 난장판이었던 우리집. 
여독을 풀 걱정보다 청소할 걱정으로 심난했던 우리는 문을 열자마자 소리를 질러버렸다.  
<러브하우스>같은 TV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이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지 알겠다. 
꿈꾸었던 모양과 색의 책상과 의자는 물론 냉장고와 신발장 정리까지 하고 떠난 이 우렁각시들 덕분에 
꾹 하고 묶어두었던 주머니가 후룩하고 터져버렸다. 

자취집의 연장선에서 살 뻔 했던 우리는 이로써 진정한 홈을 맞이하게 되었다. 
어디도 나가고 싶지 않을 만한...



덧.
누군가의 필요를 적시적소에서 채워주는 일.
그것이 사람을 살리는 일이구나 생각했다. 
송구스러움에 오늘은 잠을 못 이룰 것 같다. 

결론적으로 이 식의 시작부터 끝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출연했는지 헤아려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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