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brothers, 2009

유산균발효중 2010. 6. 12. 14:53

전쟁의 비극과 가정의 소중함이라는 말할것도 없이 진부한 두 소재를 흡인력있게 만들어 낸 영화다. 아마 짐 셰리단과 세 배우의 합작이 아닐까 싶다.

 

 

미국이라는 사회에 있어 아프간 전쟁은 큰 트라우마 임을 확인시켜주었다. 마치 한국의 6.25세대가 가진 트라우마와 같이. 아마 향후 몇 세대 동안 post-9.11 효과는 지워지지 않을 것이며, 많은 정치인들에겐 좋은 '꺼리'가 될 것이다.  

 

영화의 한 장면에서 돌아온 쌤에게 그의 아버지가 베트남 참전 이후 자신의 삶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두 아들은 전쟁에 참전한 용감한 군인으로서의 사회적 지위와 끔찍한 참상을 겪고 죽음의 문턱을 넘어 자괴감과 환멸감에 시달리는 한 개인을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아버지로 인해 제2차 트라우마를 겪으며 성장해왔다.

 

그리고 정 반대 양상의 형제는 마침내, 어쩌면 서로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수렴해가고 있었다. 그 방법은 너무도 처참하고 고통스럽지만.

 

재미있게도 쌤과 토미의 캐릭터는 쌤의 두 딸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늘 상황에 맞추어 의젓하고 모범적으로 행동하기를 요구받는 첫째 딸과 천진하게 사랑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는 둘째.

어쩌면 이들 자매에게도 그 윗 세대의 갈등이 예견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전쟁을 직.간접적으로 겪은 어떤 사회이든

가족으로 상징되는 공동체 안에 원치않는 불화와 반목이 계속된다.

우리나라의 청산되지 못한 권위주의와 반공주의도 눈 앞에서 가족과 친구가 죽는 것을 목격한 트라우마를 해소할 어느 곳도 찾지 못해서 임을 실감한다. 전쟁영웅 혹은 참전용사로 추앙받는 많은 이들이 막상 그 개인의 삶에서는 자신에게 총을 겨누어야만 하는 고통을 겪고 있음을 알아주어야할 때가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그 세대의 사고방식을 받아들일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리고  

사자만이 알고 있다는 그 전쟁의 끝에서 시작으로 올라가보면

너무도 우스꽝 스럽고 화나는 원인이 있다는 걸 반성할 때가 되었다.

 

++

영화로 돌아가서

토비 맥과이어는 바야흐로 어쩌면 따로 연기력이 필요없었을지도 모를 스파이더 맨의 성공이 그냥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증명한 듯하다.

그의 눈빛과 말투를 보면 공포영화를 보는 듯도 했다.

개인적으론 나탈리 포트만의 아름다움때문에 몰입도가 조금 떨어졌다.

 

짐 셰리단은 좀 알쏭달쏭하단 생각이 드는데,

그가 다루는 주제는 말만들어도 한 없이 지루하고 선뜻 볼 엄두가 나지 않는데

막상 보면 빨려들어간다.

그는 왠지 인생에 억울함이 많은 사람같다. 혹은 자신만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진실에 대해 예민한 촉수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그에 대해 더 호감을 갖게 됐는데, 다름아닌 블러디 선데이를 그가 프로듀싱했었단 사실을 알게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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