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7일 팔레드도쿄, 티스토리 서비스가 과거 날짜 예약 포스팅이 안되는 관계로 나같은 게으른 사람들은 좀 불편하구만.
작년 말에 보았던 전시 중 단연 오랫동안 기억을 지배했던 것은 티노세갈 전시였다. (묵혀두었던 전시사진들을 정리하면서 함께 포스팅 중. )
300명정도의 참석 퍼포머를 모집한다는 팔레드도쿄의 안내를 본 적은 있었는데, 잊고 지냈었다. 2달이라는 전시기간은 짧지 않지만, 막상 전시를 보기위해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제한되어 있었기에 마음이 급했다. 티노세갈 전시의 특성상 아이와 함께 한다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우리는 열쉼히 이레와 함께!
이번 팔레드도쿄의 전시는 미리 주제를 정해주지 않은 Carte blanche. 작가에게 기획의 전권이 주어지며, 다른 작가들과 콜라보를 하기도 한다. 티노세갈은 입구에서부터 아래 층까지 Daniel Buren, James Coleman, Félix González-Torres, Pierre Huyghe, Isabel Lewis, Philippe Parreno 를 초청해 이들의 설치도 함께 볼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마치 스핑크스가 지키고 있는 문을 통과하듯, énigme이란 단어에 응답해야한다.
퍼포머들의 질문 (첫 시작이 어린이들인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음)에서 시작하여 대화가 오가고 서로의 히스토리를 나누는 과정은 분명 어색하고 불편하다. 어떤 외부 세계에 대한 객관적인 관찰이나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닌 사적인 삶과 생각을 드러내지 않고는 비켜가지 못할 질문들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삶과 이런저런 의견들을 묻는 대화에서 나는 줄곧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행동해보려 애썼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대화에서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다. 퍼포머였던 꽃병과 관련된 할아버지가 자신의 인생사를 들려주고 햄릿의 대사를 읊을때는 뭔가 뭉클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몇주동안 상흔처럼, Qu'est-ce que le problème pour vous? 라는 문장이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그녀의 끈질긴 질문을 받고 거기에 대답하면서, 내가 느꼈던 '문제'라는게 사실은 '과정'이라고 스스로 결론 내렸으니까.
아 티노세갈의 전시에 대해 크리틱을 하고 싶었는데, 뭔가 자기 반성적인 일기가 되어버렸구만. 아마 그의 의도에 너무 쉽게 넘어가버린것 같다. 그가 자신의 작업을 팔때 다른 아카이브를 넘기지 않고 단지 구두로만, 마치 할머니의 구전동화처럼, 설명한 후 판다고 하던데, 왠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렇게 넘긴 작업은 완전히 달라진 해석 하에서 미술관 속의 박제가 자신만의 삶을 찾아 훌훌 떠나버릴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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