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2

바쁜 주일

유산균발효중 2015. 12. 14. 04:42

노엘 바캉스에 여기저기 떠나는 이들이 많아 조금 앞당겨 진행되는 노엘 기념 파티와 함께하는 식사. 

특별히 예배가 평소와 다른 점은 없다. 성탄과 관련된 찬양과 말씀을 듣고, 함께 점심식사를 한다. 조금 긴 점심시간 동안 각자 가져온 음식들을 나누어 먹고 호들갑스럽지 않는 대화를 나눈다. 

오후 시간에는 평소에 없는 특별한 기념 모임시간이 준비되어 있는데, 이 시간에 어린이들은 간단한 연극, 젊은이 그룹이 특송한 곡, 나이 많으신 할머니가 손자손녀에게 하듯 성탄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신다. 중간중간 할말이 있는 사람들은 어디서든 한마디씩 끼어들어 거들고, 즉흥적으로 악기로 함께하기도 한다. 젊은 그룹에 끼여 특송을 한 우리는 30분전 두세번 맞춰본 천사들의 노래가 찬양을 불렀다. 너무 잘 아는 멜로디를 다른 나라 말로 부르니 새로웠다. 


요란하지 않고 장기자랑 분위기가 아닌 성탄 모임이 의미있었다. 우리 가족에겐 어색함이 감도는 시간이기도하지만, 이 또한 우리가 지금 지나야하는 교회됨의 과정이라 믿는다. 이레와 함께 하느라 조금 피곤했지만, 함께하기 위해선 포기해야 할 것이 많다. 할머니들의 사랑을 독차지 한 이레는 많은 사람들을 뚤레뚤레 쳐다보느라 낮잠도 패스하시고, 교회에서 똥도 와장창 싸셨다. 

2시간이 넘는 식사시간, 전혀 매끄럽지 않은 진행, 중요한 대사들을 모두 빼먹어버린 아이들의 연극, 불어로 부르는 '천사들의 노래가'특송. 자연스러운 이 분위기가 좋다. 누군가가 '올드'해서 추천하지 않는다던 프랑스 지역교회에서 드린 성탄 예배. 올드함의 기준이 덜 북적하고, 덜 젊고, 덜 세련됨이라면 난 그 올드함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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