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2

반가운, 독서

유산균발효중 2015. 8. 9. 23:53

SNS나 카톡이 아닌 방식, 아날로그로만 연락을 주고받는 한국의 친구들이 몇 있는데, 오랜만에 그들의 소식을 들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물과 함께. 왠지 그들과는 카톡을 하면 안될거 같은 무언의 계약을 맺은 친구들. 

팔월에 들어 조금 늘어져버린 감성을 빳빳하게 조여주는 책. 서경식 선생의 조선미술순례. 이틀간 동네 스벅에서 아까워하며 완독해버렸다. 슬픈책도 감동적인책도 아닌데, 난 그의 책을 읽을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가 가진 질문들의 숭고함과 대상을 대하는 겸손한 태도가 늘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예술을 구태의연한 형식이나 유명함에 기대지 않고, 자기만의 시선으로 이야기해낼 수 있다는 것이 부럽고 질투난다.  

또 하나는 J님이 공모해 수상한 단편소설이 실린 소설집. 1회를 맞은 그 소설집에 20-30대의 소프트한 감성을 지닌 수상자들 사이에 유유하고 자적하게 그리고 유머러스한 표정을 지으며 끼어있는 그의 모습을 보니 흥분이 되었다. (순간 무언가에 흥분한 적이 참 오랜만이란 생각) 어디를 가든 늘 정해진 규격의 수첩과 볼펜으로 무언가를 메모하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고, 아마도 그 수첩 어딘가에 적혔을 단상이 이 소설로 변신했다고 생각하니 무언가 감격적이었다. 

조용하지만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기의 문제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서경식과 J 님께 응원을. 그리고 나의 삶에도 응원을. 묻어가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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