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under-stage

에우리피데스와 들라크루아 그리고 les contre-sujets의 메데이아

유산균발효중 2015. 6. 22. 22:53

들라크루아가 그린 메데와 세잔이 그린 메데


우연의 일치였던지, 새벽에 잠이 깨서 졸음을 청하기 위해 읽었던 책에 프레드릭 샌디스라는 작가가 그린 메데이아의 그림이 있었다. 그는 마술능력을 가진 메데이아에 주목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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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음악에서 사용된 악기들을 가지고 현대적인 음악을 하는 이머징 앙상블의 공연을 들라크루아 미술관에서 감상했다. 

주제는 들라크루아가 그렸던 메데이아(불어식 발음으론 메데Médée)가 아이손(불어식 발음으론 자송Jason이라 첨엔 누가누군지 한참 헷갈려하다가 갈피를 잡음ㅋㅋ)과 낳은 두 자녀를 살해하는 장면을 모티브로 한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을 원작으로하여 파솔리니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던 메데이아의 이야기는 현대적 여성의 상징 혹은 악녀의 대명사로 예술가들에게 적잖은 영감의 대상이었나보다. 아버지에 대한 배신, 남동생 토막살인, 타고난 마법사적 능력, 격동적 감정, 마지막에는 아이손에 대한 복수극으로 자신의 아이까지 살해하는 그녀의 스토리는 '격정'과 '분노'로 점철되어 있다. 

30분 남짓 진행된 연주는 한편의 오페라와 같았는데, 나레이터가 등장해 작품의 중요한 대사들을 낭독하고,바로크 음악에 쓰였던 악기들의 반주에 맞추어 메데이아 역할을 하는 가수는 드라마틱한 노래를 했다. 들라크루아가 죽을 때까지 살았다던 그의 낡은 집에서, 그가 이 그림에서 눈으로 보여주고자했던 메데이아의 감정을 소리로 듣는 시간이었다. 

이머징아티스로 선정되어 활동하고 있다던 이 앙상블은 자유롭지만, 열정적이었고, 훈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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