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렇게 다양한 소재의 애니메이션을 시즌이나 관객수에 상관없이 꾸준히 만들고 있다는 점에 늘 고무된다.
BD(Bande-dessinée)라고 불리는 만화는 이곳에서는 단순히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을 위한 유희와 교육도구가 아니다. 일반적인 책으로 또한 예술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BD를 단순히 만화로만 취급해서는 안된다. 실로 BD안에서도 일반 서적내의 장르만큼 다양한 소재가 다루어지는데, 정치, 철학, 사회, 스포츠, 국제사회 등을 망라한다.
오늘 보았던 힐다는 환경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인류의 식량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유전자 조작식물이 한 실험실에서 발견된다. 늘 그렇듯, 그 실험실에 함께한 연구원은 거대기업과 결탁하여 단숨에 그 식물을 상품화한다. 그 식물이 일으키는 돌연변이로 인해 땅과 사람들을 위협하는 환경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정부와 담합한 자본기업의 이야기, 독점자본이 어떻게 자신들의 상품을 대중들에게 선전하고 판매하는가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이런 맥락가운데서 우리의 힐다는 이전 방식으로 보타니스트의 삶을 살아간다. 식물과 대화하고, 소규모의 느릿느릿한 생산방식을 고수하면서... 기계화되고 상품화된 생산방식의 대안으로서.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파헤친다기보다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해보도록 시간과 여백을 제공하는 기분좋은 영화였다. 어린시절의 상처가 원인이었다는 클리셰만 빼면, 스케치북에 끄적끄적 그린듯 한 2D 만의 감성이 살아있었고, 개성있는 캐릭터들 덕분에 이야기도 시종일관 다이나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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