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선생이란 늘 자신의 의도와 목적에 맞지 않는 학생의 반응에 대해 매우 당황하기 마련이다.
오늘 박완서님의 글을 읽게하며 내가 의도한 것은, 이들이 경쟁이나 일등보다는, 꼴찌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는 것. 그리고 꼴찌=바보의 등식이 성립되는 부조리한 상황을 생각해보길 바란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써서 낸 글의 내용은, 꼴찌란 얼마나 불편한 일인가, 혹은 꼴찌를 하는것도 어렵겠다 뭐 이런류의 대답.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려보면, 확실히 '관점'이란 것을 만들어준 몇몇 보이는& 보이지 않는 선생이 있었는데 말이다. 매우 보수적이고 견고한, 제한된 관점이 보편인 이 이민사회에서 어쩌면 이 세대들만의 고유한 '관점'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그들이 표현한 생각이나 말을 그들의 인격과 동일시하지 않으면서, 지금 이 시간이 아니면 절대 변할 수 없을지도 모를 '시점'을 만들어 주는 것. 뭐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하냐는 말에 대해서는 그냥 그런 목적이라도 없으면 이 일이 정말 재미없는 게 될 것이므로.
휴, 바캉스 숙제로 내 준 엇박자D는 어떻게 독해할 것인가. 그리고 그들의 반응에 나는 어떻게 답해야 할 것인가. 소소하지만 중요한 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