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인상

les deux villes-

유산균발효중 2013. 5. 12. 21:11

하루동안 들렀던 대조되는 이 두 도시는 과거 귀족들이 휴가를 즐기던 곳으로 지금까지도 파리에 사는 '도시 촌놈'들이 짧은 바캉스를 보내기위해 선호하는 장소라고 한다. 파리에서 기차로 2시간 남짓이면 도착하고, 조용하며, 바다도 볼 수 있고 현대적인 가게들은 물론 전통적인 해산물 시장, 휴양을 완성하는 카지노까지 있으니 이만하면 이상적이다. 항구에 빼곡히 쉬고 있는 휴양용 배들을 보니, 여름의 이곳 풍경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도빌, 트루빌이라는 쌍둥이같은 이름을 가졌고, 늘 쌍으로 묶여서 불리는 곳이지만, 막상 두 도시(마을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듯)를 천천히 걸어다녀보니, 관광안내소부터 시작해 시청의 모습, 건물의 모양이나 배치, 거리의 분위기가 확연하게 달랐다. 

노르망디 지방의 전형적인 목조건물들은 해안, 정박해있는 하얀 배들과 어울려 도시의 활기를 더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국적으로.

도빌은 이런 집들이 한마을 한 도시를 이루고 있었는데, 코코샤넬이 살았던 집은 호텔 쯤으로 이용되고 있었으며, 마을을 가로지르는 큰 길은 명품샵들이 즐비해있고, 프랭땅 백화점으로 마무리 되고 있어 마치 ㅍㅈ아웃렛을 연상시킨다. 시청의 모습 역시 이렇게 잘 정돈되어 있었고, 온 마을은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가장 예쁘게 꾸며진 선물 포장지같다. 


상업적인 도시의 모습을 한번에 상쇄시키는 바닷가는 대조적이게도 차분하고 고요하며 코코샤넬의 영화에 나왔던 그 시절로 시간을 되돌린듯 하였다. 아는 누군가의 이름을 읊으며 걷다보니 어느새 한 끝에서 다른 끝에 다다랐다.  


작은 선착장 하나를 사이에 둔 트루빌로 가기 위해서는 아주 멀리 돌아서 가거나 작은 교통수단인 배를 이용해야한다. 얼마나 멀겠어 하며 걸었더니 꽤나 시간이 지나있었다. 멀리서 바라보는 모습과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모습, 두 시점을 동시에 가질 수 있어 이 마을과 좀 더 친근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오른 쪽에는 마을 왼쪽에는 바다를 두고 길을 주욱 걷다보면 큰 해산물 시장이 있고, 정돈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러운 그들의 일상이 있다. 

멀리서 본 트루빌의 모습은 이렇다. 

마을길 안쪽을 걸으며 발견한 작은 아뜰리에는 초상화만을 전문으로 그리는 집이었는데, 사람들에 둘러싸여 들어가 볼 수 없을 정도 였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트루빌의 관광안내소. (작은 두 마을은 따로 관광안내소를 운영한다.) 여유있고 유머러스한 이 마을의 캐릭터를 느낄 수 있는 외관이다. 



바람이 너무 새서 오늘은 바다를 오롯이 즐기지는 못하였지만, 아마 몇번이고 다시 올 법한 그런 바닷가 마을이었다. 카지노는 다음기회에 방문하기로~!




'도시의 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르시의 밤  (0) 2013.05.24
아빠와 아들  (0) 2013.05.14
Honfleur  (1) 2013.05.11
Auvers Sur Oise  (0) 2013.05.05
몽수리 공원산책  (0) 2013.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