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시즌1

2011.05.25. 일상

유산균발효중 2011. 5. 25. 14:43

1. 미안하게도 그의 이야기가 그리 와닿지 않았었다. 수사적인 말투와 지나친 긴장이 말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만약 나였다면 그 순간을 견디지 못했으리란 생각을 하니 더더욱 미안해졌다. 

2. 자본주의적 우울에 대해 그녀는 처음 생각해본듯했다.
전셋값이 2-3천씩 오르는 것인 이 동네에서, 월급쟁이들은 다음 계약일까지 그 돈을 죽어도 마련할 수 없다. 
시간은 있지만 돈은 없어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과,
이승우과 생의 이면에서 움직이면 돈이 들어 결국 방에 콕 쳐박혀 책만 읽었던 과거를 담담히 써내려가던 그 문장과,
월 말까지 있어야할 통장의 잔고를 떠올리는 일상들이
이제 우울을 벗어난 무료함으로 변해버리기까지 했다.
내년엔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있고 싶다고 문득 생각했다.
아니 자주 생각한다.

3. 말.
말은 상대의 인격에 나의 내면을 보여주는 일이다.
직접 나의 내면을 기술하지 않더라고 표현되게 마련이다.
이때는 꼭 수동태만을 써야한다.


4. 이집트와 쓸모없는 조약을 맺어봤자인데.
바로의 보호는 아무런 도움과 유익이 되지 못하고 수치와 치욕만 있을 뿐이라는데.
그들은 사람일 뿐, 신이 아니며,
고깃덩어리일 뿐, 영이 아니라는데.
골리앗 앞의 다윗, 그를 생각해본다. 

 

'속좁은 일상_시즌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마  (0) 2011.06.25
공장  (0) 2011.05.31
@olympic park  (1) 2011.05.12
JIFF를 둘러싼 전주  (0) 2011.05.06
만남  (0) 2011.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