갸우뚱 묵상

breaking the rules

유산균발효중 2009. 10. 21. 09:24

Exercise your freedom by serving God, not by breaking the rules.

-1 peter ch.2 (the message)

 

#1

최근 1-2년간 결혼제도에 대한 가치관과 생각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가 차고 연애하는 상대가 있으면 일단 결혼을 계획해야 한다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정 선교사님 가정의 네 아이들에게 잠깐 공부를 가르치면서 박선교사님과의 이런저런 대화를 통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2

결혼제도에 대해 매~우 당연하게 여기는, 내 주변 환경(한국, 교회, 친구들, 가족들에겐 말도 못해봄)들은 자연히 반사회적인 성향을 가진 나의 촉수를 건드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결혼제도에 대한 회의를 가지는 이유에 대해 묻는 친구들에 대해 나는 나름의 답을 해주곤 했다.

우선, 나의 결혼제도 반대가

'결혼'-그러니까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책임을 가지고 사람들 앞에서 언약하고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는 관계-자체에 대한 반대는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내가 반대하는 것은

'제도'-사회를 구성하기 위해 개인의 일정부분 헌납하고, 개인을 보호해주고 안정되게 하는 울타리로 들어가게 해주는 것-에 대한 것이다.

물론 이 제도는 매우 많은 혜택과 안정감을 준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부부라는 틀이 가진 '정상성normal'을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 보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나의 가정환경이나 부모님의 불화를 묻는 상투적인 질문들에는 일단 대답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

 

 

 

#3.

꽤 오래된 친구들과 결혼에 대해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정말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식이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사는 것에 대한 그들의 의견을 물었다. 물론 이 상황의 사회적 용어는 동거가 되겠지.

물론 대화의 결과는 처참했다.

그럴듯한 이유로 나를 설득해보라는 사람들 앞에서 동의를 구해야 하는 과정이 싫고 힘들었다.

 

 

#4.

다시 이성을 되찾고 생각해보니.

그럴듯한 많은 핑계들 뒤에 숨겨진 나의 욕망은 가장 최선의 자유를 누리고 싶다는 사실이다. 물론 내가 쾌락주의자이거나 자유연애주의자는 아니며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친구들 사이에 금욕주의자로 통했던 한분이 지난주에 결혼했다.ㅋㅋ)

내가 삶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그 자유란 놈이 늘 문제인 것이다.

어쩌면 난 이런 면에서 정말 인본주의적인 사람인가보다.

 

#5.

일단 이런식으로 일단락을 지어놓은 고민에 대해,

오늘 아침 peter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Exercise your freedom by serving God, not by breaking the rules.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내가 가장 자주 빠지는 오류는 바로 이런 종류의 것이다.

기존의 룰을 깨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일종의 창조욕구

 

#6.

요즘 자유와 온전함에 대해 많이 묵상하게 되는데,

내 삶의 화두에서 제도와 규칙이 갖는 폭력성에 맞대응하지 않고

새로운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돌파구를 찾아볼 때가 된 것 같다.

 

 

 

 

'갸우뚱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세벨이라는 이름이 가진 안정감  (0) 2009.12.14
steady stream  (0) 2009.10.24
she gave her all  (0) 2009.10.19
류선생님 기도문  (0) 2009.10.14
영과 마음/ 은사와 사랑  (0) 2009.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