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beyond-letter

[고래] 그것은 삶의 법칙이었다.

유산균발효중 2010. 11. 23. 03:19
"그것은 ...의 법칙이었다."
보잘것 없었던 버려진 한 여자의 삶이 무한대로 팽창해가는 과정을 연결하는 천명관식 후렴구이다.

읽는 내내 구역질나게 만드는 인간의 '욕망'을 대범하게 주조해놓았다.

모한 열정과 정념, 어리석은 미혹과 무지, 믿기지 않는 행운과 오해, 끔찍한 살인과 유랑, 비천한 욕망과 증오, 기이한 변신과 모순, 숨가쁘게 굴곡졌던 영욕과 성쇠는 스크린이 불에 타 없어지는 순간,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함과 아이러니로 가득 찬, 그 혹은 그녀의 거대한 삶과 함께 비눗방울처럼 삽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금복의 죽음에 대한 묘사 _p.301)

삶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말들을 갖다 붙여놓은 듯, 인간이 당할 수 있는 모든 불운을 나열한 듯,
그렇게 금복의 삶은 흘러흘러간다.
어떠한 가치평가도 하지 않는다.
다만 흥미진진하게 설명하는 변사가 있을 뿐이다.

세련된 문학의 언어를 사용하기를 거부하는
한국문학의 B급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