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침묵의 병리학

유산균발효중 2009. 9. 14. 16:49

1. 오종식의 블랙코미디는 오감을 자극하는 살과 피를 갖추고 있지만,

여타의 영화들처럼 찝찝하지 않다.

2. 시트콤의 가족은 너무 일상적이고 평범하다.

'아직' 이름을 갖지 않은 흰 쥐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점점 기괴하게 변해가는 다른 가족들에 비해,

아빠만은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정상적'으로 살아간다.

 

사실은 가장 조용하고 일상적이며, 가족이라는 프레임에 딱 맞는 아버지만이

이 집안에서 가장 병리적이며, 비정상적인 인물이었다.

 

그것이 오종식의 가부장제 뒤집기이든, 섹슈얼리티에 대한 새로운 고찰이든, 상관없이.

 

큰 흰쥐를 집어 삼키고 스스로 그 거대한 쥐가 되어버린 그에게,

게이 아들, 반신불수의 딸, 마조히스트 파트너, 금기를 풀어버린 엄마, 수상한 식모 등 모든 이들은 경쾌한 애도를 보낸다. 굿~바이!

 

3. 깔끔한 구성과 연출, 색감은 군더더기없이 싹~들어온다.

 

4. 일상과 비일상, 정상과 비정상에 관한 푸꼬의 통찰과 맞물리는 건 그냥 나의 생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