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에 대해 '한마디 한다'하는 이들은,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정체성이 그가 소비하는 문화 생산물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다.
이는 나름 일리있는 말이지만, 대량 생산사회에서 이미 선택의 기회를 박탈당한 개인들을 손쉽게 싸잡아버리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문화 생산물이 일종의 소비 대상이며, 이 생산물이 한 개인에게 모여서 이뤄지는 패턴을 '취향'이라고 불러본다면!
삶의 영위하는데 필요한 무수한 카테고리의 생산물이 있고,
거기에 따른 다양한 조합이 한 개인을 구성할 것이다.
각설하고,
최근에 만난 한 지인은 실로 수많은 카테고리에서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다. 혹은 같은 선택을 한 사람이다.
예를 들자면,
음악을 듣는 취향-소박하고 튀지않은 음성을 가지고 있으며, 과시적이지 않은 연주를 즐기고
영화를 보는 취향-기술적 완성도보다는 인간적 완성도(?)를 중시하며
글을 읽는 취향-김ㅅㅇ, 소ㅅㅋ, 도스ㅌㅇㅍㅅㅋ를 문학의 완성자라고 생각하며, 자서전류를 혐오하고, 가족 드라마를 지양하는 등등의...
너무 뭉뚱그려서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는게 아쉽지만.
그런데 이분과 이야기를 하면 할 수록 이사람과 나의 취향 혹은 성향이 얼마나 다른지 놀라곤한다.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은 영화에 감탄하며, 동일한 책에 심취해있는 그분과 나는 얼마나 할 이야기가 없는지. 단둘이 마주 앉아있는 시간이 어찌나 적막한지.
선택의 결과보다 선택의 이유가 중요함을 또다시 깨닫는 대목이다.
그나저나 정말 요즘은 새로운 감성이 필요할 때다. 브로콜리너마저 날 배신하면 안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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