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마탕으로 이어지는 운하의 물줄기를 따라가다보면 라빌레트 그리고 더 멀리 파리의 경계를 넘어 팡탕과 보비니까지 이어진다.
오늘은 quai de seine에서 시작하는 운하 산책.
여름 내내, 이 운하 길을 운행하는 배를 1유로에 탈 수 있는 이벤트가 열렸다. 이들의 기획력은 가히 엄청나다 할 수 있는데, 이 배가 아니면 굳이 가지 않을 만한 곳들을 소개해주고 그곳의 좋은 이미지를 방문자들에게 심어준다.
팡탕까지 가는 길 중간에 있는 '라 빌레트' 공원도 이런 영리한 도시계획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라빌레트는 운하를 끼고 있는데, 도시의 저소득층과 흑인 이민자들이 가득한 지역의 한 중간에 만들어졌다. 라빌레트 공원 안에는 커다란 공연장과 cité de la musique이라는 이름의 다양한 음악 공연과 대중을 대상으로한 음악 수업, 미디어 테크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전시장, 서커스 공연장, 과학 뮤지엄, 등등. 주말이면 문화 예술, 휴식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자연스레 모이도록 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운하 산책은 스트리트 아트를 탐험하고 발견한다는 큰 컨셉하에 이루어졌는데, 외각으로 갈 수록 벽에 낙서가 많은 파리의 흔한 풍경들을 이렇게 테마로 묶어 주목하게 만든다. 스트리트 아트를 예술작품 자체로서의 퀄리티로 평가하기보다는, 개발이 진행중인 도시의 외각과 그 역사를 소개하는데 있어 함께 하는 풍경으로 바라보는 기획이 인상적이었다.
팡탕에서부터 돌아오는 길에 보았던 곳곳에 숨겨진 흔하고 지저분한 (팬시하지 않은) 풍경들은 긴장을 풀고 이 도시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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