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고등학교때 비디오로나 보았을 영화, 그 영화의 주인공들이 지금 나와 비슷한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끊임없이 걸으며 대화하고, 풍경을 보며 감탄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예전만큼 쌈박한 연애이야기는 없지만, 이것이 진짜로구나 싶다. 서로 다른 세대의 4커플이 나누는 식탁 대화 장면은 동굴에 찾아온 손님들과 나누던 부부싸움 대화들을 떠올리게 하는 뭐 그런 장면 같았다.
그리고 그들처럼, 우리가 걸으면서 나눈 이야기들- 워드프레스, 최근에 보았던 직장을 그만둔 누군가의 이야기, 정신사나운 선생님과 우리반 아이들의 불만, 아침에 보았던 에베소서 본문, 호흡기도, 우연히 만난 난민의 사연, 인본주의와 기복주의 사이 어딘가에 있을 우리의 지금...
게다가 우리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영화속 그것만큼이나 멋지고 생동감 있었다.
몇주전 튈르리 앞에서 마주쳤던 "아마추어" 관악단과 그들을 지켜보는-베낭에 악기를넣어 다니는-한 연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