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시즌1

무소유의 삶을 향하여

유산균발효중 2013. 1. 4. 23:17

짐을 정리할 때가 되니, 내가 얼마나 소유한 것이 많은지, 물욕많은 사람인지 속속 드러난다. 가진것이라고 해봤댔자, 대중적이지 않은 책들과 가족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 자전거와 마음을 부유하게 해주는 오디오가 다 이다. 책은 야금야금 사모은것이고, 자전거는 몇년전 중고로 산 자전거로 본전을 뽑을 수 있을 정도로 빈번하게 탔으며, 결혼 선물로 받은 오디오는 춥디추운 요즘에도 보일러보다 자주 틀고있다. 

책은 이미 알라딘에 중고 판매로 대여섯박스 팔았다. 기준은 다시는 읽지 않을것 같으며, 남들 줘도 별 도움 안될만한 책- 시의적인 소재들을 다루고 있는 사회과학 서적이나 유행지난 에세이나 소설류 등등. 보관할 필요가 있으며 나중에 필요할 만한 전공책들은 포항에 보관했다. 이제 남은 5-60여권의 책들...

나에게는 한권 한권이 관심있는 주제이며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인데, 중고장터에 올려 선착순으로 배포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공짜로 팔려가 누군가에 책꽂이에 먼지 쌓여 읽히지 않을 책의 운명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까탈스럽고 뭔가 인색해보이기는 싫은데 아무에게나 주긴 싫다. 이책은 누가 어울릴까를 고민하다보니 너무 머리가 아프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가고있다.

그러다가 우리집에 찾아온 밤손님께 세권을 선사했다. 그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책이다. 물론 내가 너무 사랑하는 책이고. 그에게 주게 되어 정말로 기쁘다. 아마 그는 이 책을 열심히 읽을 것이고, 그가 읽은 내용에 대해 많이 고민할 것이기 때문이다.  


난 아직 무소유의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갖지못한것보다 가진것이 많으며, 갖지 않은것에 대해서는 필요없는 것처럼 자신만만하게 말하며 콧대높게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제목은 아직 '무소유의 삶을 향하여'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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