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가 사실은 둘 중 누구의 탓도 아님에도,
가끔씩 일상이 지치고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느낄 때에는 어디론가 이유와 핑계를 대고 싶은 맘이 스물스물 기어올라온다.
예전처럼 전열을 불태우며 외부의 대상과 싸우지 않아도 되는 고요한 요즘, 오히려 태풍의 눈에 있는 것 같다.
내적으로는 엄청난 풍파가 일고 있으니까.
열심히 행동하고 손발을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잘 안된다.
생생한 시간과 에너지를 몽땅 경제적인 안정을 얻는데에 쓰는게 싫다.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 줌의 용기가 필요하다. 안정에 발목잡히지 않는 용기를 달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눈앞이 암담하고 도무지 앞으로 나갈 기미가 안보이는 배 안에서 내가 가끔 되뇌이는 본 훼퍼의 말을 떠올려본다.
자유는 사유의 비상이 아닌 행동속에 있다. 가능성의 탐색은 이것으로 족하다.
주님, 우리에게 더 많은 행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