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쌀집아저씨같은 사람이 얄밉다.
꽤 고품격의 컨텐츠를 많은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형식에 담아내는 그의 연출력이 얄밉도록 영리하기 때문이다.
그가 영화감독이 아니라 PD인 이유는 그 때문이다.
'경쟁'이라는 피할 수 없고 구미 당기는 볼거리를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귀가 즐겁고 감동적인 내용을 선사하기 때문에.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는 뚤뭇과 싼균은, 게다가 예능프로나 가요프로그램은 거의 보지 않는 둘은 최근 다운로드를 받아보는 프로그램이 생겼다. 싼균이 좋아하는 이소라도 나와서 신났다.
이름하야 다음주부터 한달간 결방하는 나는 가수다.
이런저런 논란끝에 PD가 교체되는 일도 생겼다.
프로그램의 원칙을 깼다는 것이다. 자신이 세워놓은 원칙을 깬 PD자신도 힘들었겠지만,
그 이후에 일어난 담론들이 어쩌면 우리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언제부터 우리사회가 그렇게 원칙에 충실했던가.
수없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관행이나 정치인들의 일구이언에는 그렇게도 무관심하면서~
정운찬과 김영희가 오버랩되는 건 왜일까?
또 한 지점은 결국 경쟁구도와 승패에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부분이다.
텔레비전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성격 때문에 경쟁을 선택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냥 그 장르에 충실하게 있는 그대로 즐길 순 없는 걸까? 경쟁에서는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는,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그 결과로 모든 과정을 뭉게버리는 사고방식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은 아닐까.평소엔 중요하지 않았던 원칙도 경쟁구도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얼마나 날카롭게 적용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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