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리아 시대의 수도였던 리옹은 도시 곳곳에 고대의 유적들을 잘 복원, 보존해놓고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끈다.
로마 원형 공연장/경기장의 무너진 터 한쪽에 자리잡은 이 박물관은 인근에서 발견된 로마시대 건물에서 떨어져나온 벽과 기둥, 건물 내부의 유적들로 가득했다. 유물 자체보다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이 공간의 아름다움인데, 입구에서 전시장으로 내려오는 원주형 계단은 태양광이 비치며 마치 신비한 동굴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동선도 환상적인데, 정말 강물이 흘러가듯이 스윽 지나가면 어느새 전시장의 마지막에 도달해 있다. 중간중간 휴식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의자 옆에는 통유리로 된 큰 창이 있다. 박물관이라는 죽은 자들의 공간이 저 밖에 살아있는 자들의 공간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내가 보고있는 벽화들과 투박하기만한 돌덩이들이 저 바깥에 보이는 주인의 것임을 인식시켜준다.
또하나, 박물관 안에서 연극연습을 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바닥에 로마시대의 타일무늬를 무대삼아 진지하게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건물 밖에 나와 본 박물관은 벽과 나무에 가려져 그곳에 들어가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숨어있다. 박물관의 과시과 거대함에 질린 나에게 이러저러한 생각들을 던져주었다.
'예술의 상상 > un-fra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Grand Palais (0) | 2014.05.18 |
---|---|
lyon Beaux-arts (0) | 2014.05.03 |
Martin Farr (0) | 2014.04.17 |
L'ŒIL DU SIGNE_Jean-Michel FAUQUE (0) | 2014.04.17 |
NOUVELLES HISTOIRES DE FANTÔMES @palais de tokyo (0) | 2014.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