갸우뚱 묵상

지도없이 가는 길

유산균발효중 2011. 5. 13. 14:08

마침내 삼촌의 동네에 당도한 야곱, 여정이 얼마나 힘들었던지 라헬을 부둥켜안고 소리내어 운다.
꾀돌이로만 알고있던 야곱은 사실 엄청나게 성실한 사람이었다.
목자들이 아직도 해가 높은데 우물가에 죽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나무라는 것이나, 라반의 집에서의 노동이 매우 큰 성과를 내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그는 뼈 아픈 실수를 계속한다.
바로 벧엘의 약속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이미 약속된 것이 있는데, 어렵게어렵게 머리를 굴려 선택하고 실패한다.
20년 밧단아람의 세월은 장가가고 아이낳고 돈벌었다. that's all~!
벧엘에서 깨달았던 하나님 앞에서의 정체성을 망각하였던 것이다. 

일상을 다르게 보는 힘을 내적으로 갖는 것.
변화된 내면은 일상의 가치와 본질을 매우 다른 것으로 만든다. 
열심히 일하기는 했으나 그 모든 수고가 속임을 당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없어져도 될 만한 20년이 나에게도 있지 않나.
나는 효율적이지 않은 일상과 끝이 보이지 않는 기다림을 얼마나 두려워하는가.

종교적인 느낌 말고 내용있는 믿음.


요즘, 지도없이 길 가는 기분
그 막연함에 한줄기 빛을 보게 해 준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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