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2

배움

유산균발효중 2014. 10. 3. 07:49

배워야만 할 수 있는 혹은 알 수 있는 대상이 정해져 있을까? 

#1. 요즘 그림을 전공하는 우리집의 손님과 함께 종종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나는 늘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는 의식에 사로잡혀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종종 느낀다. 배우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은 늘 어렵고 주저하게 된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 손님은 나에게 뭘 그리고 싶으세요? 그럼 그거 그려요. 라고 말한다. 나는 나보다 전문적인 이에게 팁을 듣고 싶은데, 도무지 그런 건 없다. 그냥 음, 이렇게 하면 되요. 뭐 이정도? 뎃생말고는 딱히 배울 만한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 

한번도 해보지 않은 활동을 하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2. 친구에게 성경을 가르쳐주고있다. 그는 프랑스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해, 주일학교를 경험한 적도, 성경을 연구하거나 공부하는 방법에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다. 열정적이고 행동하기를 좋아하는 그는 예전에 신앙생활을 시작한 교회에서 아프리카 선교도 여러번 다녀왔고, 봉사도 많이 한다. 그 교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획력과 인력으로 유학생들을 교회로 유치하고, 헌신하도록 만드는 조금은 특별(?)한 곳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3년정도 되면 스스로 나오게 된단다.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문제는 그 경험이 다음번의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 처음의 경험이 너무 강렬해서! 감정적으로! 그 느낌과 감정이 신앙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는 함정이!

여튼 이 친구도 그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고, 그교회를 나와서 여러모로 엄청 힘든 시간을 보냈단다. 최근에 진지하게 성경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나에게 제의를 한 수업이다. 나의 전제는 그의 지식적인 면을 일깨우자는 취지였고, 성경개관을 하는 수업의 내용에 그는 매우 만족했다. 그리고 오늘, 그는 나에게 아마도 오랜 시간동안 마음 속 어딘가에 앙금으로 남아있었을, 그 질문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아마도 정상적인(?) 신앙의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했을 법한, 그리고 꼭 해야만하는. 그리고 스스로 풀어야 하는. 

그의 질문에 이런 저런 나만의 대답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를 설득하고 픈 나의 자아와 힘을 빼야한다는 그분의 음성이 어디선가 부딪치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지식으로만은 깨달을 수 없는, 그런 영역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3. 이 글을 쓰는 순간, 김동률의 새 앨범의 어느곡에선가 나오는 가사! 

책에서도 배울 수 없는 .

공부해선 알수가 없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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