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 425

Harun Farocki

​우리가 이곳을 찾아간 날은 운 좋게도 하룬 파로키 특별 전 중이었다. 게다가 글로만 읽었던 serious games이다. 전쟁에 참여하는 미군들이 훈련하는 과정, 가상 시뮬레이션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모든 옵션과 배경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가상의 공간에서 자기 옆자리에 앉은 총맞은 동료를 바라볼 수 있고 총소리와 탱크 지나가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린다. 모든 것은 게임과 다를바 없다. 단지 시리어스 하다는 것. 아니 때로는 게임보다 덜 진지하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이렇게 전쟁과 게임이 은유가 아닌 사실적으로 겹쳐있다는 것을 보는 순간. 아무도 말하지 않는 진실, 전쟁은 그들에게 단지 게임일 뿐이야, 를 확인하는 순간.머리가 띵하다. ​​​​​​

Olafur Eliasson_Contact

루이비통 재단에서 개관후 첫 특별전의 주인공으로 올라퍼 엘리야슨을 선택했다. 전시의 제목은 contact! 그의 철학을 아주 잘 보여주는 제목이다. 그의 명성이야 뭐 이미 테이트모던의 전시로 널리 알려진 바. 실제 그의 작품을 대하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이번 주제는 주로 빛과 그림자 특히 빛이 왜곡시키는 시각과 상을 다루었다. 모든 조명이 꺼진 깜깜한 어둠속에 단 하나의 광원이 있다. 온 벽은 거울로 이루어져있다. 광원에서 나오는 빛이 벽에 만들어 내는 그림자는 사람들의 위치에 따라 거울로 반사, 반사의 반사, ...를 이룬다.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의 크기 때문에 관람자들은 그림자놀이에 흠뻑 빠진다. 거울에 부딪힐까봐 혹은 어둠 속에 경로를 잃을까봐 조심조심 발을 떼던 처음과는 너무도 다르다..

Back to the earth_Mraz

넘 샤방샤방 해서 별로 자주 듣지는 않았던 그의 노래를, 어느 인터뷰를 보고나서부터 다시 정독하듯 듣게 되었다. 이 사람 노래가 왜 이렇게 착하고 밝은지 그 인터뷰를 통해 좀 이해하게 되었고, 이런 바른 청년의 사상에 동조하는 맘으로 가끔 집안일을 할때 그의 노래를 틀어두고 흥얼거린다. 그의 새 앨범중에 맘에 드는 가사. Whenever my head starts to hurt Before it goes from bad to feeling worse I turn off my phone I get down low And put my hands in the dirt I try to stop the world from moving so fast Try to get a grip on where I'm at AN..

예술의 상상 2015.01.02

Fondation Louis Vuitton

거대한 조각 혹은 레고모형 안에 들어온 기분이다. 설계부터 완공까지 12년이라는 시간이 이런 작품으로 탄생했다. 프랑크 게리의 모든 특성이 압축되어 있다. 하지만 전혀 예상할 수는 없다. 지도를 손에 쥐고 있지만, 미로를 헤매는 것 같았다. 그의 '작품'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자 동시에 찬양의 대상인것 같다. 여기로 치면 '명절' 한 중간의 아주 추운 토요일인데도 줄을 길게 선 사람들로 3,40분 남짓 기다려야했다. 건물 앞의 루이뷔똥 로고가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이 정도의 건물을 만들었으니 눈감아 주기로한다. 한쪽에서 보면 마치 거대한 배와 같고, (실제 프랑크 게리의 설계과정을 전시해 놓은 곳에 보면, 돛을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한 쪽에서 보면 뭔가 애벌레같기도하다.도저히 한..

구직, 임응식, 1953

몇년 전 덕수궁 미술관에서 본 적이 있는 임응식의 사진들을 다시 찾아보아야 할 일이 생겼다. 전시의 메인 이미지로 쓰였던 이 사진. 분명 그가 하려는 일은 구직일텐데, 옷차림이나 몸짓이 전혀 구직과 상관없는 사람처럼 보이는 이 주인공. 손을 주머니에 꾹 찔러넣고, 벽에 짝다리로 기댄채, 모자까지 쓰고 있다. 사람들이 다니는 큰 길에서 몸을 돌려, 그와 세계를 반으로 가른 벽에 의지한 채. 50-60년대부터 슬슬 시작되는 도시의 활기에 맞춰, 미도파 미장원도 보이고, 사업상 만난듯 잘 차려입은 두 남자의 악수하는 모습으로 작가가 마련해놓은 사선을 따라 눈이 머문다. 모두가 바삐 움직이는 도시의 한 중간 동네에 도착했다. 이쯤되면 그는 자신이 걸고 나온 구직이라는 글자가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느껴졌을지도 모른..

최정화@lyon

리옹에 여행갔을때, 밤에 산책하다 만난 최정화의 작업. 6개월도 전에 찍은 사진인데, 갑자기 공부하다가 (역시 공부하다가 생각의 흐름을 쫓아가다보면 이렇게 멈추게 된다 ㅎㅎㅎ) 생각나서 올린다. 프랑스 리옹에도 그가 만든 꽃나무가 있음을 인증한달까. 사실 분수의 물과 조명이 꽃의 알록달록함과 만들어낸 조화가 환상적임! ​ 움, 역시 티스토리의 필터는 약간 부자연스럽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