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 425

Lartigue, la vie en couleurs @MEP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 MEP의 전시. Lartigue의 컬러사진들과, 알리스 스프링스란 작가의 인물사진들, 지하 전시장에서 열린 고양이 사진들을 보고나니 배가 부르군! 흑백사진와 파리의 황금시대의 패션사진으로 유명한 락티그의 이번 전시는 80년이란 긴 시간동안의 작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다. 가족과 주변인물들을 찍은 컬러사진들은 과거의 풍경을 담고 있지만, 색채와 빛이 매우 현재적이다. 패션사진스런 중산층의 일상을 담은 그의 작업에 심정적인 공감이 가진 않지만, 아름답다는 감탄사만은 절로 나온다. 락티그의 사진 중 맘에 들었던 사진.이 색이 그의 색이었나? 찍고나서 보니 잘 생각이 안나네. 이건 알리스 스프링스의 전시장에서 본 락티그의 초상. ..

Edit Piaf @BNF

미테랑도서관엔 두개의 전시장이 있는데, 도서관에 있는 수억만의 자료들 중에 일부를 일정한 테마를 가지고 대중에게 공개하는 자리라 할 수 있다. 지난 전시들을 떠올려보면 프랑스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프랑소와 1세와 관련된 역사 전시, 오디오나 비디오 자료로 보관된 사진 작가들의 전시도 있고, 아스테릭스처럼 만화가 테마이지만 프랑스 골족에 관한 사료들과 버무린 전시도 있었고, 지금은 소장중인 롤랑바르트의 글들을 모아 복도에 전시하기도 하고. 아방가르드 작가들의 낙서같은 스케치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이처럼 도서관이라고 해서 고리타분 사료들을 나열하는 종류는 아니고, 대중들이 친숙할만한 테마들을 그때그때 선정해 아카이브를 공개하는 방식이다.지금하고 있는 전시는 에디트 피아프. 우리나라 가수 중에는 누가 있을까?..

Velasquez @ Grand Palais

후대의 많은 화가들에게서 벨라스케즈는 따라야 할 모범이자 영감의 원천으로 추앙받고, 푸코에게서 벨라스케즈는 캔버스의 구도를 창조적인 방법으로 해석해낸 천재로 평가받는다. 마네는 그를 화가중에 화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반면, 나의 벨라스케즈 읽기는 주로 푸코를 통한 구도읽기이거나, 이노센트를 고깃덩어리로 그린 베이컨이거나 라스메니나스를 색채와 구도실험실로 만들어버린 피카소가 그 원본보다 훨씬 더 가깝다. 누구를 위한 오마쥬인지 알지 못한채, 오마쥬의 결과가 만들어낸 변주들을 맴돌았을 뿐. 벨라스케즈의 많은 작품이 이렇게 한번에 해외여행을 한적이 없다고하니, 미술계에서도 주목을 끈 전시였고. 개막식에 맞춰 (물론 사고로 연기되어 전시 중간에 방문했지만) 스페인의 국왕부부도 방문한 나름 국가적 스펙타클을 자..

Wild, 2014

파리의 미친 더위를 핑계로 며칠 한가한 틈을 타, 미뤄두었던 몇편의 영화를 보았다. 로드무비류의 서사가 가진 진부함 때문에 사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밖의 수확이다. 편집이 너무 멋져서 찾아보니 달라스 바이어스클럽의 감독 장마크발레다. 그가 매튜맥커너히를 사용했던 방식만큼이나 리즈 위더스푼의 발견도 의미있다. 어쩌면 전형적인 여성의 홀로서기 서사를 그는 아주 건조하고 객관적으로, 그러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최근 인상적으로 보았던 여성인, 클라우드 오브 실즈 마리아의 그녀는 자연을 더 정확히는 시간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여성이었다면, 와일드의 셰릴은 일부러 자연에 몸을 던져 몸 안에 축적된 시간을 곱씹고 되새김질하고 받아들인다. 영화내내 엄청나게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이 펼쳐지는데, 역설적이..

인사이드아웃 단상

개봉하자마자 얼른3D로 봄. 슬픔과 기쁨은 함께 한다는 것인생의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것같은 감정의 요소들이 있지만, 이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정들이 성숙한다는 것. 머릿속에서 사라진 기억들, 자잘한 에피소드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내 머릿속의 프로세스를 들여다 본 기분중앙 감정 통제 센터를 만들어낸 상상력에 박수를!그나저나 집나간 나의 joy는 언제 돌아오려나!아마 어른들에게 더 재미있을만한 소재.

에우리피데스와 들라크루아 그리고 les contre-sujets의 메데이아

들라크루아가 그린 메데와 세잔이 그린 메데 우연의 일치였던지, 새벽에 잠이 깨서 졸음을 청하기 위해 읽었던 책에 프레드릭 샌디스라는 작가가 그린 메데이아의 그림이 있었다. 그는 마술능력을 가진 메데이아에 주목했던 듯. ---------------------------------- 바로크음악에서 사용된 악기들을 가지고 현대적인 음악을 하는 이머징 앙상블의 공연을 들라크루아 미술관에서 감상했다. 주제는 들라크루아가 그렸던 메데이아(불어식 발음으론 메데Médée)가 아이손(불어식 발음으론 자송Jason이라 첨엔 누가누군지 한참 헷갈려하다가 갈피를 잡음ㅋㅋ)과 낳은 두 자녀를 살해하는 장면을 모티브로 한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을 원작으로하여 파솔리니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던 메데이아의 이야기는 현대적 여성의 상..